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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

FE 신입 개발자의 3개월 지난 후의 회고

by 옐 FE 2022. 5. 30.

올해 2월 말에 개발자로서의 첫 커리어에 발을 디뎠다. 1년 안에 전직하는 게 목표였는데 다행히도 내가 세웠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. 비전공자로서 어떻게 공부를 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면접에 임했는지 적은 후기를 노션에 적긴 했는데, 이곳에는 옮기지 않아서 곧 옮겨올 예정. 처음으로 서류 합격한 곳에서 코딩 테스트, 사전과제, 두 번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을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.

 

취업과 관련된 고민이 있었을 때 시니어 개발자인 분께 취업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회사를 골라야 하느냐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우선순위를 적어놓고 본인이 포기할 수 없는 선까지 그어서 그에 맞는 회사를 골라보고 도전을 해보라는 말을 들었다. 그래서 내가 회사를 고를 때 생각했던 건 첫째로 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, 두번째로는 집에서 너무 멀지 않을 것, 세번째 사수가 있을 것, 그리고 마지막으로 연봉이었다. 한 제품을 완성해서 유지와 보수를 할 수 있는 사이클을 접해보고 싶었고, 아무리 좋은 회사라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다보면 그 시간에 내가 지칠게 뻔하기 때문에 편도로 최대 1시간 이내, 경력이 있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게 아니었기 대문에 사수가 있었으면 했다. 그리고 연봉은 최저의 선을 정해놓고 그 이하로 주는 곳은 다시 생각해보자 였다.

 

이렇게 순위를 정했는데 운이 좋게도 해당 조건에 거의 다 만족하는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. 1차 때 같이 일하게 될 실무진(곧 나의 사수)들의 면접 분위기가 좋았고, 2차 때 CTO님과 팀장님과의 면접 경험 역시 좋았는데, 면접에서 느꼈던 예감이 틀리지 않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온보딩을 할 수 있었다. 

 

이번에 주니어 개발자를 채용공고를 통해 선발한 것도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동기와 내가 입사했을 때부터 온보딩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도입되었다고 한다. 토이 프로젝트만 하다가 실제로 접하게 된 회사의 프로덕트 코드의 양은 처음 느끼기에 압도적이었다. 내가 이 코드를 다 이해하며 쓸 수 있을까, 써보지 않은 기술스택인 NEXT.js, TypeScript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했다. 

 

프런트엔드 개발자 온보딩 프로젝트는 총 1차, 2차로 나뉘어 있었다.

  • 1차는 회사 프로덕트 셀링페이지에 들어가는 페이지의 일부와 팝업을 구현하는 것이었고, (2주)
  • 2차는 앱 개발도 하는 곳이라 앱 개발환경 구축을 한 후 웹뷰를 통해 회사 프로덕트의 일부를 구현하는 것이었다. (2주)

 

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1차 온보등으로 압도적인 회사 프로덕트 코드에 적응할 수 있었고, 2차를 하고 나니 전반적인 회사의 프로덕트 코드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었다. 약 한 달간의 온보딩 프로젝트를 끝내고 프로덕트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하고 개선해나가는 프로젝트부터 참여하게 되었다. 

 

 


 

 

3개월 동안 이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장점과 그리고 단점을 나열해보자면,

 

 

장점

☻ 열린 분위기와 수평적인 구조 :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하는 플랫폼으로 슬랙을 사용한다. 슬랙의 장점이 한 가지가 있다면 스레드를 통해 관련된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, 사수 분께서 얘기를 한 것 중 하나가 디엠으로 직접 물어보기보다는 슬랙을 통해 공개된 장소에서 질문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관련된 사람이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. 사실 처음에는 공개된 장소에서 무언가 물어보는 게 약간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. 이런 걸 질문해도 될까 라는 느낌이었는데, 직접 멘션해서 물어본 상대가 모를 수도 있는 부분을 알고 있는 다른 분이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. 그리고 직책은 존재하지만 서로를 호칭할 때 --님이라고 해서 수평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느꼈다.


☻ 자유로운 연차 사용 : 30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. 사실 이곳이 개발자로서 첫 회사이기 때문에 내가 비교할 곳은 내 전공이었던 곳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, 전에 하던 일은 연차가 무엇이냐, 거의 쓸 수 없는 환경이었다. 그러나 이 회사에서는 전날 일찍 일어날 수 없었을 때나 오후에 저녁 약속이 있었을 때와 같이 이런 본인의 사적인 스케줄과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게 좋다.


☻ 코드 리뷰와 든든한 사수의 존재 : 개발 일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느낀 것인데 코드 리뷰를 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이 어떤 점인지 피드백을 들을 수 있고, 다른 분들의 코드를 보면서 좋은 점은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. 그리고 코드 리뷰 덕분인지 한 프로덕트를 팀으로 만들어 쌓아간다고 생각되었다. 또한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바로 물어볼 수 있는 사수가 있다는 것 역시 굉장한 장점이다.

 

 

 

단점

☹︎ 개발은 기획이 들어오면 무조건 그대로 만들어야 하나요 : 기획적인 부분에서 만드는 사람 조차 충분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을 가지고 총 4번의 미팅을 가졌다. 1번의 미팅 때마다 거의 2시간 가까이 미팅이 이어지기도 했는데 기획자와 개발자가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다르다는 걸 깨닫기도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.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의 편의성이 아닌,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개발팀에서 낸 아이디어는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.  같은 프로덕트팀에 속해 있는데도 불구하고. 그래서 느낀 게 아무리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기획 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산되는구나 싶어서 조금은 허무했다. 무엇을 위해 개발팀은 그렇게 회의를 진행하였는가.


☹︎ 일정 산정에서 개발 시간은 고려하지 않는 건가요 : 사실 킥오프 미팅 때부터 디데이는 정해져 있었고 개발은 그 시간 내에 어떻게든 해야만 했다. 그러니까 일정이 다가올수록 당연히 주말근무와 야간근무를 피할 수 없었고 그래서 5월은 주말 중 하루는 꼭 일을 해야만 했다. 개발자에게 성장이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되는 부분인데 어쩔 때는 이런 압박이 너희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. 성장 역시 중요하지만, 어쨌든 난 일에서 자아실현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닌 걸. 주말근무를 한다고, 야간근무를 하는 것이 따로 수당을 더 받는 게 아닌 역시 연봉에 포함되는 부분인데 이대로 과연 괜찮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. 촉박한 일정 속에서 런칭 날짜에 맞추려고 개발을 하다보니 내 코드가 어떻든 일단 구현이 되게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개발을 했다. 

 

 


 

 

그래서 개발자에게 성장이 그렇게도 중요하다고 언급하는데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가.

 

 

✱ 개발을 할 때 생각보다 길게 고민하지 않는다. 이 부분은 어쩌면 눈앞에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도 아직은 벅차서 급급하게 일을 시작하는 면이 있다. 그리고 현재 팀으로 일하고 있고 내 코드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하며 시간을 끌기보단 PR을 올려서 리뷰로 후드려 맞은(?) 다음에 수정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.


✱ 일정 산정에 자신이 없다. 사실 3개월 차가 내 속도를 파악하는 건 힘들다고 하긴 하는데 어느 정도 걸릴 것 같아요? 라는 질문을 듣는다면 언제까지라고 말하기가 힘든 게 사실.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일정 산정보다 1.5배를 곱해서 말하라고 하는데 정해진 기한이 있는데 그걸 그렇게 늘려서 말해도 될까 싶기도 하고.


✱ 숲을 보기 힘들고 우선순위 파악이 힘들다. 코드의 품질은 둘째 치고서라도 어느 부분의 미래까지 예측해서 개발을 해야 할지 솔직히 파악하지 못한다. 코드를 쓸 때 어느 정도까지의 발전 가능성까지 생각하고 코드를 써야 할까. 현재는 나무만 바라보고 개발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. 프로덕트의 새로운 BM을 론칭하고 프로덕트팀 내에서 회고를 가졌는데 그때도 나는 나무만 바라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고 했다. 당연히 당장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주니어로 성장하고 싶다.


✱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신뢰할 수 있는 개발자, 같이 일하고 싶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. 그리고 나는 나의 장점을 꾸준함으로 내세웠는데 과연 신뢰할 수 있고 같이 일하고 싶은 개발자가 되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가가 의문이다. 개발자로서 전직을 하기 위해 독학으로 공부를 꾸준히 해온 게 면접을 볼 때는 통했던 거 같은데, 이제 개발자로 일을 하면서 나의 어떤 꾸준함이 또 있을까 이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.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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